Sand and Foam

모래와 거품(1926)

평역 : 푸른글
4340.4.21




279

The mountain veiled in mist is not a hill;
an oak tree in the rain is not a weeping willow.

산이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해서 언덕이 아니듯이
참나무가 비를 맞고 서있다 해서 흐느적거리는 버드나무는 아닌 것입니다.


280
Behold here is a paradox;
the deep and high are nearer to one another
than the mid-level to either.

가장 깊은 것과 가장 높은 것까지의 사이가
중간에서 깊은 곳이나 높은 것까지의 사이보다 더 가깝다는,
극과 극은 서로가 더 잘 통한다는 이 역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281
When I stood a clear mirror before you,
you gazed into me and saw your image.

내가 그대 앞에 깨끗한 하나의 거울로 서있을 수 있을 때
그대는 나를 통해서 그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282
Then you said, "I love you."
But in truth you loved yourself in me.

그때 당신은 이렇게 말하셨지요.
"저는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사실 그대는 내 속에 있는
(나라는 거울에 비친)
그대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283
When you enjoy loving your neighbor it ceases to be a virtue.

당신이 자신의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면
그런 당신의 행동은 더 이상 미덕이 될 수가 없습니다.


284
Love which is not always springing is always dying.

늘 샘솟지 않는 사랑은 계속 죽어가고 있는 사랑입니다.


285
You cannot have youth and the knowledge of it at the same time;
For youth is too busy living to know,
and knowledge is too busy seeking itself to live.

그대는 젊음과
젊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혜를 동시에 가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젊음이란 삶을 알기에는 너무 바쁘고
지혜 또한 산다는 것
그 자체가 무엇인지를 찾기에 너무 바쁘기 때문입니다.


286
You may sit at your window watching the passersby.
And watching you may see a nun walking toward your right hand,
and a prostitute toward your left hand.
And you may say in your innocence,
"How noble is the one and how ignoble is the other."
But should you close your eyes and listen awhile
you would hear a voice whispering in the ether,
"One seeks me in prayer, and the other in pain.
And in the spirit of each there is a bower for my spirit."

그대가 자신의 창가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가,
오른쪽 방향에서 걸어오고 있는 수녀와
왼쪽 방향에서 다가오고 있는 몸을 파는 여인을 보면서,
순진하게도 당신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한 사람은 참으로 순결한데 한 사람은 얼마나 천박한가?"
하지만 눈을 감고 잠시동안 그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그대는 누군가가 그곳에서 이렇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은 기도를 통해서 나를 찾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고통을 통해서 나를 찾고 있느니라.
그리고 그 두 사람의 영혼 속에는
제 각각 그 나름대로의 내 영혼의 쉼터가 마련되어 있느니라."


287
Once every hundred years
Jesus of Nazareth meets Jesus of the Christian
in a garden among the hills of Lebanon.
And they talk long;
and each time Jesus of Nazareth goes away
saying to Jesus of the Christian,
"My friend, I fear we shall never, never agree."

백년마다 한 번씩
나자렛의 예수와 기독교도들이 믿는 예수는
레바논의 언덕들 사이에 펼쳐져 있는 과수원에서 만나서
오랫동안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자렛의 예수는
기독교도들의 예수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헤어지고 맙니다.
"나의 벗이여,
저는 우리의 의견이 결코 일치할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288
May God feed the over-abundant!

하느님께서 잔이 흘러 넘치는 부유한 자들에게도 베푸시기를!


289
A great man has two hearts;
one bleeds and the other forbears.

위대한 사람은 두 개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는 고통 속에서도 남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이며
다른 하나는 그것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마음입니다.


290
Should one tell a lie
which does not hurt you nor anyone else,
why not say in your heart
that the house of his facts is too small for his fancies,
and he had to leave it for larger space?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나 그 외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거짓말을 하고 싶어한다면
당신은 그에게
당신이 지닌 진실의 집은 당신의 상상력이 살기에 너무 작아서
당신은 더 넓은 공간을 찾아 지금의 집을 떠나야만 한다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조언해 주어야 합니다.


291
Behind every closed door
is a mystery sealed with seven seals.

닫힌 모든 문들의 뒤에는
일곱 겹의 봉인(封印)으로 밀봉된 신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292
Waiting is the hoofs of time.

기다림은 시간이라는 수레바퀴가 그리는 그림입니다.


293
What if trouble should be a new window
in the Eastern wall of your house?

당신의집 벽을 헐고 동쪽으로 낸 새로운 창이 문제라면

당신은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294
You may forget the one with whom you have laughed,
but never the one with whom you have wept.

당신이 기쁠 때 함께 기쁨을 나눈 사람을 당신은 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슬퍼할 때 함께 슬픔을 나눈 사람은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295
There must be something strangely sacred in salt.
It is in our tears and in the sea.

우리의 눈물 속에도 소금이 있고
바다에도 소금이 있는 것을 보면
소금 속에는 분명 우리가 아직 모르는 어떤 신성함이 깃들어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296
Our God in His gracious thirst will drink us all,
the dewdrop and the tear.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그 분 스스로의 자비에 의한 목마름으로
(바다가 모든 물들을 받아들이듯이)
우리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십니다.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 한 방울과 우리의 눈물까지도..


297
You are but a fragment of your giant self,
a mouth that seeks bread,
and a blind hand that holds the cup for a thirsty mouth.

먹을 것을 찾아 헤매며
목마른 입을 축이려는 잔을 든 맹목적인 손을 가진 그대는
그대의 큰 자아의 아주 작은 한 조각에 불과할 뿐입니다.

- 다른번역

우리는 모두 커다란 자아의 한 조각일 뿐입니다.
우리는 한 조각의 빵을 원하는 입이며
갈증으로 마른 목을 축이려고
잔을 들고 신 앞에 서 있는 손일 뿐입니다.

For I dance
And drink & sing,
Till some blind hand
Shall brush my wing.
- William Blake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손이
내 영혼의 날개를 솔질하는 그 순간까지
나는 먹고 마시고 춤추고 있으리.
- 윌리엄 블레이크


298
If you would rise but a cubit
above race and country and self
you would indeed become godlike.

만일 그대가
민족과 국가와 그대 자신을 뛰어넘어
조금만이라도 보다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면
그대는 진정 신과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큐빗, 완척(腕尺) :
고대의 척도로, 팔꿈치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의 43-53cm


299
If I were you
I would not find fault with the sea at low tide.
It is a good ship and our Captain is able;
it is only your stomach that is in disorder.

만일 내가 그대였더라면
나는 낮게 출렁이는 바다의 물결 같은
나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작은 고통들에 대해 탓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상이란 아주 멋진 배와 같고
배를 이끄는 선장인 우리의 하느님도 유능하신 분이므로
우리의 삶이 힘겹고 고통스럽다면
그것은 모두 우리 자신의 탓이기 때문입니다.


300
Should you sit upon a cloud
you would not see the boundary line between one country and another,
nor the boundary stone between a farm and a farm.
It is a pity you cannot sit upon a cloud.

그대가 구름 위에 앉아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나라와 나라사이에 선을 긋는 국경이라는 것도
그리고 농장과 농장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석도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구름 위에서 바라보듯 그대가
세상을 그렇게 바라 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301
Seven centuries ago
seven white doves rose from a deep valley
flying to the snow-white summit of the mountain.
One of the seven men who watched the flight said,
"I see a black spot on the wing of the seventh dove."
Today the people in that valley tell of seven black doves
who flew to the summit of the snowy mountain.

7세기 전에 일곱 마리의 하얀 비둘기가
깊은 계곡으로부터 날아 올라
흰 눈이 덮여있는 산 정상(頂上)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그 때 그 날아가는 비둘기를 보고있던 일곱 사람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일곱 번째 비둘기의 날개에 있는 검은 반점을 보았다."
그래서 오늘날 그 계곡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눈 덮힌 산 정상을 향해 날아간 비둘기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일곱 마리의 검은 비둘기가 산 정상을 향해 날아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302
In the autumn
I gathered all my sorrows and buried them in my garden.
And when April returned and spring came to wed the earth,
there grew in my garden beautiful flowers unlike all other flowers.
And my neighbors came to behold them,
and they all said to me,
"When autumn comes again, at seeding time,
will you not give us of the seeds of these flowers
that we may have them in our gardens?"

가을이 되자
나는 내 모든 슬픔들을 모아서 내 정원에 묻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4월이 와서 봄의 여신이 대지에 입을 맞추자
내 정원에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그러자 내 이웃들이 와서 그 꽃들을 보고는
모두들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을이 오면 저 꽃들의 씨앗을 받아서 좀 나누어주시지요.
우리도 우리의 정원에 저 꽃의 씨를 뿌리고 싶네요."


303
It is indeed misery
if I stretch an empty hand to men and receive nothing;
but it is hopelessness
if I stretch a full hand and find none to receive.

내가 사람들에게 빈 손을 내밀었지만
아무 것도 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참으로 비참한 일입니다.
그러나 내가 가득 찬 손을 내밀었는데도
그것을 받을 사람을 아무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절망입니다.


304
I long for eternity
because there I shall meet my unwritten poems
and my unpainted pictures.

나는 영원을 갈망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곳에서 내가 아직 쓰지 않은 시(詩)와
내가 그리지 못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305
Art is a step from nature toward the Infinite.

예술이란 본연의 마음이 영원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입니다.


306
A work of art is a mist carved into an image.

예술품이란 이미지로 형상화된 한 줌의 안개입니다.


307
Even the hands that make crowns of thorns
are better than idle hands.

예수의 머리에 씌울 가시관을 만들고 있는 손조차도
빈둥거리며 놀고 있는 손들보다는 한결 낫습니다.


308
Our most sacred tears never seek our eyes.

우리가 지닌 가장 신성한 눈물들은
우리 육신의 눈으로는 절대로 찾아 낼 수 없습니다.


309
Every man
is the descendant of every king and every slave
that ever lived.

모든 사람들은 예전에 이 땅에 살았던
모든 왕들과 모든 노예들의 후손인 것입니다.


310
If the great-grandfather of Jesus had known
what was hidden within him,
would he not have stood in awe of himself?

만일 예수의 증조부가
자신의 안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알고 있었다면,
자신에 대한 경외심(敬畏心)으로 주저앉고 말았을 것입니다.


311
Was the love of Judas' mother of her son
less than the love of Mary for Jesus?

유다에 대한유다 어머니의 사랑이
예수님에 대한 성모 마리아의 사랑보다 어찌 덜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312
There are three miracles of our Brother Jesus
not yet recorded in the Book:
the first that He was a man like you and me,
the second that He had a sense of humour,
and the third that He knew He was a conqueror though conquered.

인류의 벗이었던 예수에게는
아직까지 성경책에 기록되지 않은 세 가지 기적이 더 있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그 분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분께서는 유머 감각이 뛰어나신 분이었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그 분이 고난을 당하고 계실 때도
자신이 진정한 승리자라는 것을 알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313
Crucified One,
you are crucified upon my heart;
and the nails that pierce your hands pierce the walls of my heart.
And tomorrow when a stranger passes by this Golgotha
he will not know that two bled here.
He will deem it the blood of one man.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이시여,
님께서는 제 마음에 못 박혀 계시고
님의 손들을 꿰뚫은 그 못들은 제 마음의 벽을 관통했습니다.
훗날 이 골고다 언덕을 지나는 나그네는
이 곳에서 두 사람이 피를 흘렸다는 사실을 모를 것입니다.
그는 한 사람이 피를 흘리며 그렇게 죽어갔구나 하고
그저 그렇게 여기며 이 언덕을 스쳐지나 갈 것입니다.


314
You may have heard of the Blessed Mountain.
It is the highest mountain in our world.
Should you reach the summit
you would have only one desire,
and that to descend and be with those
who dwell in the deepest valley.
That is why it is called the Blessed Mountain.

당신은 축복 받은 산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 산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랍니다.
만일 당신이 그 산의 정상에 도달한다면
당신에게는 단 한가지의 소망만이 남게 될 것이랍니다.
그것은 산을 다시 내려가서
저 깊은 무지의 계곡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산을 축복 받은 산이라고 부른답니다.


315
Every thought
I have imprisoned in expression
I must free by my deeds.

나는 지금까지 모든 생각들을 표현 속에 가두어두었습니다.
이제 나는 내 자신의 행동으로 그 생각들을 해방시켜야 합니다.


Sand and Foam

The End


이 평역은
http://www.kahlil.org/navworks/
http://leb.net/gibran/ 그리고 http://www.absolutelypoetry.com/
http://www.arab2.com/gibran/sand-foam/
영문본을 원본 텍스트로 하여 푸른글이 평역하였습니다.


푸른글 평역 모래와 거품 끝

posted by 푸른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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