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사상/채근담 2006. 1. 26. 15:04

洪自誠의 菜根譚(萬曆本) 後集

채근담

평역:푸른글

4339.1.26


채근담 평역이 끝났습니다.

서툰 번역의 글읽어주시고 담아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 푸른글 합장

121.
世人이 爲榮利纏縛하여 動曰 塵世苦海라 하니
세인 위영리전박 동왈 진세고해
不知雲白山靑하며 川行石立하며 花迎鳥笑하며 谷答樵謳로다
부지운백산청 천행석립 화영조소 곡답초구
世亦不塵이요 海亦不苦언만 彼自塵苦其心爾니라
세역부진 해역불고 피자진고기심이

세상 사람들이 부질없는 것들을 바라는 마음에 얽매여
이 세상을 걸핏하면 티끌 같은 세상이고 고통의 바다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흰구름 피어나고 산은 푸르며,
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우뚝하며,
꽃들이 새들의 웃음을 맞이하고
골짜기가 나무꾼의 노래에 화답하는 것을 알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이 세상은 티끌도 아니며 고통의 바다도 아니건만.
다만 저들 스스로 그 마음에 티끌이라 하고 고통이라 하는 것이다.

122.
花看半開하고 酒飮微醉하면 此中에 大有佳趣라
화간반개 주음미취 차중 대유가취
若至爛漫■■면 便成惡境하나니 履盈滿者는 宜思之니라
약지난만모도 변성안경 이영만자 의사지

꽃은 반쯤 피었을 때 보고,
술은 조금만 취하도록 마셨을 때 그 속에 멋이 있다.
만약 꽃이 활짝 피고
술이 흠뻑 취하는 데에 이르면 도리어 추해지나니,
절정의 상태에 있는 사람은 마땅히 이것을 생각해야 하리라.

123.
山肴는 不受世間灌漑하며
산효 불수세간관개
野禽은 不受世間■養이로되 其味皆香而且冽하나니
야금 불수세간환양 기미개향이차렬
吾人도 能不爲世法所點染하면 其臭味不逈然別乎아
오인 능불위세법소점염 기취미불형연별호

산나물은 세상 사람들이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고,
들새는 기르지 않아도 절로 자라지만,
산나물의 맛은 향기롭고 들새소리는 맑기만 하다.
우리도 능히 세상에 물들지 않는다면
그 품격이 세속과 멀리 떨어져 각별하지 않겠는가.

124.
栽花種竹하며 玩鶴觀魚도 又要有段自得處니
재화종죽 완학관어 우요유단자득처
若徒留連光景하여 玩弄物華면 亦吾儒之口耳요
약도류련광경 완롱물화 역오유지구이
釋氏之頑空而已니 有何佳趣리오
석씨지완공이이 유하가취

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으며
학을 즐기고 물고기를 바라보더라도,
모름지기 무엇인가 깨닫는 것이 있어야 한다.
만약 헛되이 그 대상에 빠져서 물건의 화려함만을 즐긴다면,
그것은 유교의 구이지학이요, 불교의 완공일 뿐이니,
무슨 참 된 맛이 있으리오.

* 구이지학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고 귀로 들은 것을
그저 입으로만 주워 섬기는 학문
* 완공 :세상만물을 일체 공으로 보는 소승불교의 입장

125.
山林之士는 淸苦而逸趣自饒하며
산림지사 청고이일취자요
農野之夫는 鄙略而天眞渾具하나니
농야지부 비략이천진흔구
若一失身市井■會하면 不若轉死溝壑이라도 神骨猶淸이니라
약일실신시정장회 불약전사구학 신골유청

산 속에 사는 선비는 청빈하게 살지만
고상한 멋은 저절로 넉넉하고,
들판의 농부는 거칠고 소박하지만
천진스러움을 모두 지니고 있나니.
만약 한 번 몸을 잃어 저자거리의 거간꾼이 된다면,
차라리 구렁텅이에 굴러 떨어져 죽을지언정
몸과 마음이 오히려 깨끗함만 같지 못하리라.

126.
非分之福과 無故之獲은 非造物之釣餌면 卽人世之機이니
비분지복 무고지획 비조물지조이 즉인세지기정
此處에 著眼不高하면 鮮不墮彼術中矣니라
차처 착안불고 선불타피술중의

분수에 넘치는 복과 까닭 없는 소득은
조물주의 낚싯밥이 아니면 곧 인간 세상의 함정이니,
이런 때 사람이 눈을 밝게 하여 살피지 않으면
그 술책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 드물지니라.

127.
人生은 原是一傀儡니 只要根■在手라
인생 원시일괴뢰 지요근체재수
一線不亂이라야 卷舒自由하여 行止在我니
일선불란 권서자유 행지재아
一毫不受他人提■하면 便超出此場中矣리라
일호불수타인제철 변초출차장중의

인생은 원래 한갓 꼭두각시놀음에 불과할 뿐이니,
모름지기 그 근본 뿌리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하나니라.
한 가닥의 줄도 흐트러지지 않아서
당기고 늦추는 것이 자유로워야
가고 머무는 것이 모두 다 나에게 있게 되나니,
털끝만큼이라도 남들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면
문득 이 마당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128.
一事起면 則一害生하나니 故로 天下常以無事爲福이라
일사기 즉일해생 고 천하상이무사위복
讀前人詩에 云호대 勸君莫話封侯事하라 一將功成萬骨枯라 하고
독전인시 운 권군막화봉후사 일장공성만골고.
又云호대 天下常令萬事平하면 匣中不惜千年死라 하니
우운 천하상령만사평 갑중불석천년사
雖有雄心猛氣나 不覺化爲氷霰矣니라
수유웅심맹기 불각화위빙선의

한 가지 좋은 일이 생기면 한 가지 나쁜 일이 생기나니,
그러므로 천하는 늘 일없는 것으로 복을 삼는다.
옛사람의 시에 이르기를 "그대에게 권하노니
높은 자리에 오르는 일일랑 말하지 마소,
한 사람이 공을 이룸에 만 사람의 뼈가 마른다오."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천하가 항상 평화롭기만 한다면
칼이 천 년을 갑 속에서 썩어도 아깝지 않으리."라고 하였으니,
비록 영웅의 마음과 용맹스러운 기상이 있을지라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얼음과 눈이 되어 사라지리라.

129.
淫奔之婦가 矯而爲尼하며 熱中之人이 激而入道하나니
음분지부 교이위니 열중지인 격이입도
淸淨之門이 常爲 邪淵藪也如此니라
청정지문 상위 음사연수야여차

음란한 아녀자가 극단에 이르면 여승이 되기도 하고,
세상일에만 열중하던 사람이 충격을 받으면 불문에 들어가니,
깨끗한 불문이 음사의 소굴이 됨이 이와 같으니라.

130.
波浪이 兼天에 舟中不知懼나 而舟外者寒心하며
파랑 겸천 주중부지구 이주외자한심
猖狂이 罵坐에 席上은 不知警이나 而席外者■舌하나니
창왕 매좌 석상 부지경 이석외자사설
故로 君子는 身雖在事中이나 心要超事外也니라
고 군자 신수재사중 심요초사외야

세상을 태우는 불길이 집안으로 조여가도
집 안 깊은 곳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모르지만
집 밖에서 이것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은 마음을 졸이고,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 옳바른 사람을 매도할 때
그 자리에 있으나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경계할 줄 모르지만
깨달음을 얻어 자리 밖에 있는 사람들은 혀를 차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몸은 비록 일 속에 파묻혀 있을지라도
마음은 모름지기 일 밖에 초월해 있어야 하느니라.

131.
人生이 減省一分하면 便超脫一分하나니
인생 감생일분 변초탈일분
如交遊減하면 便免紛擾하며 言語減하면 便寡愆尤하며
여교유감 변면분요 언어감 변과건우
思慮減하면 則精神不耗하며 聰明減하면 則混沌可完이니
사려감 즉정신불모 총명감 즉혼돈가완
彼不求日減而求日增者는 眞桎梏此生哉로다
피불구일감이구일증자 진질곡차생재

사람이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든 덜면 곧 그만큼 벗어난다.
만일 사귐을 덜면 그만큼 시끄러움을 면하고,
말을 덜면 곧 그만큼 허물이 줄어들고,
생각을 덜면 곧 그만큼 정신이 소모되지 않고,
총명함을 덜면 곧 그만큼 본성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니,
사람이 날마다 더는 것을 구하지 않고
날마다 더함을 구함은 자신의 생명을 속박하는 짓이니라.

132.
天運之寒暑는 易避나 人生之炎凉은 難除하며
천운지한서 이피 인생지염량 난제
人生之炎凉은 易除나 吾心之氷炭은 難去니
인생지염량 이제 오심지빙탄 난거
去得此中之氷炭하면 則萬腔皆和氣라 自隨地有春風矣니라
거득차중지빙탄 즉만강개화기 자수지유춘풍의

천지 운행의 추위와 더위는 피하기 쉬워도
인간 세상의 뜨거움과 차가움은 피하기 어렵고,
인간 세상의 뜨거움과 차가움은 피하기 쉬워도
내 마음의 변덕스러움은 버리기 어렵구나,
이 마음의 변덕스러움을 버릴 수만 있다면
가슴 가득 모두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하여
가는 곳마다 봄바람처럼 마음이 순조롭고 즐거우리라.

133.
茶不求精이면 而壺亦不燥하며 酒不求冽이면 而樽亦不空하리니
차불구정 이호역부조 주불구렬 이준역불공
素琴은 無絃 而常調하며 短笛은 無腔 而自適하면.
소금 무현 이상조 단적 무강 이자적
終難超越羲皇이라도 亦可匹주稽阮이니라
종난초월희황 역가필주혜완

좋은 차(茶)만을 구하려 하지 않으니
차 주전자 마를 일없고,
향기로운 술만을 구하려 하지 않으니
술 단지 또한 비어 있는 일이 없구나.
꾸밈없는 거문고는 줄이 없어도 늘 고르고,
짧은 피리는 구멍이 없어도 저절로 맞나니,
비록 복희씨는 뛰어넘기 어려워도
가히 죽림칠현과는 벗 할 수 있으리라.

134.
釋氏隨緣과 吾儒素位四字는 是渡海的浮囊이라
석씨수연 오유소위사자 시도해적부낭
蓋世路茫茫하며 一念求全하며 則萬緖紛起하나니.
개세로망망 일념구전 죽만서분기
隨寓而安하면 則無入不得矣리라
수우이안 즉무입부득의

불교에서 말한
"세상의 모든 일은 모두 인연따라 이루어진다"는 수연(隨緣)과
유교에서 말한
"자기의 본분을 지키며 살아가라"는 소위(素位),
이 네 글자는 바다를 건너가는 구명대(浮囊)이다.
대개 세상 길은 아득하여
한 생각에 완전함을 구한다면
곧 만 갈래 마음의 실타래가 어지러이 일어나나니,
자기의 인연과 처지에 따라서 편하게 살면
곧 이르는 곳마다 안심입명(安心立命)을 얻지 못함이 없으리라.

- 채근담 전집 후집 평역 끝



푸른글 평역
다시 쉽게 읽는 "채근담" 모두 마침


채근담(菜根譚)에 대하여

중국 명(明)나라 말 홍응명(洪應明;自誠)이 지은 책
책의 이름은 송(宋)나라 왕신민(汪信民)의 "소학(小學)" 가운데
"사람이 항상 채근(菜根)을 씹을 수 있다면
백사(百事)를 이룰 수 있다"에서 따온 것이다.
명나라 말 유교적인 교양을 기초로 도교·불교를 조화시킨
재치있는 문장으로 구성된 책들이 유행하였는데
이 책도 그 가운데 하나로 전집(前集) 222조, 후집(後集) 135조,
총 357조의 청담(淸談)으로 이루어졌다.
전집(前集)은 주로 사람끼리 교감하는 도(道)를 논하면서
처세훈(處世訓)과 같은 도덕적 훈계의 말을,
후집(後集)은 자연의 정취와 산 속에 은거하는 즐거움을 논하면서
인생의 철리(哲理)와 우주의 이치에 대한 것을 기록하였다.
이 인생의 철리와 우주의 이치는 유교·불교·도교를 통한 진리로
이것을 어록 형식에 따라 대구(對句)를 사용,
문학적으로 표현하여 "구약성서"의 지혜서나
선시(禪詩)를 읽는 듯한 깔끔한 깨달음을 후세사람들에게 준다.

@COPY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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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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