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상/육조단경 2005. 11. 9. 12:05




32.멸도(滅度)

대사께서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드디어 문인들에게 알리셨다.

"너희들은 잘 있거라. 이제 너희들과 작별하리라.

내가 떠난 뒤에 세상의 인정으로 슬피 울거나,

사람들의 조문과 돈과 비단을 받지 말며,

상복을 입지 말라. 성인의 법이 아니면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내가 살아 있던 날과 한가지로 일시에 단정히 앉아서

움직임도 없고 고요함도 없으며,

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으며,

옳음도 없고 그름도 없으며,

머무름도 없고 감도 없어서 탄연히 적정하면 이것이 큰 도이니라.

내가 떠난 뒤에 오직 법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내가 있던 날과 한가지일 것이나,

내가 만약 세상에 있더라도 너희가 가르치는 법을 어기면

내가 있은들 이익이 없느니라."

대사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밤 삼경에 이르러 문득 돌아가시니,
대사의 춘추는 일흔여섯이었다.

大師說偈已了 遂告門人曰 汝等 好住 今共汝別 吾去已後 莫作世情悲泣

而受人弔問(門)錢帛 著孝衣 卽非聖法 非我弟子 如吾在日一種 一時端坐

但無動無靜(淨) 無生無滅 無去無來 無是無非 無主<無往>

坦(但)然寂靜(淨) 卽是大道 吾去已後 但依(衣)法修行(284)

共吾在日一種 吾若在世 汝違敎法 吾住無益 大師云此語已 夜至三更

奄然遷化(花) 大師春秋七十有六(285)

대사께서 돌아가신 날, 절 안은 기이한 향내가 가득하여

여러 날이 지나도 흩어지지 않았고, 산이 무너지고 땅이 진동하여

숲의 나무가 희게 변하고 해와 달은 광채가 없고 바람과 구름이 빛을 잃었다.
팔월 삼일에 돌아가시고 동짓달에 이르러 큰스님의 영구를 모시어

조계산에 장사지내니, 용감(龍감) 속에서 흰 빛이 나타나

곧장 하늘 위로 솟구치다가 이틀 만에 비로소 흩어졌으며,

소주 자사 위거는 비(碑)를 세우고 지금까지 공양하니라.

大師滅度之(諸)日 寺內異香 經數日不散 山崩(朋)地動 林木變白 日月無光

風雲失色 八月三日 滅度 至十一月 迎和尙神座於曹溪山葬 在龍龕之內

白光 出現 直上衝天 二日始散韶州刺使韋 (處)立碑 至供養(286)

33. 후기(後記)

이 <단경>은 상좌인 법해스님이 모은 것이다.

법해스님이 돌아가시니 같이 배운 도제스님에게 부촉하였고,

도제스님이 돌아가시니 문인 오진스님에게 부촉하였는데,

오진스님은 영남 조계산 법흥사에서 지금 이 법을 전수하니라.

此壇經 法海上座集 上座無常 付同學道 道 無常 付門人悟眞

悟眞 在嶺南曹溪山法興寺 見今傳授(受)此法(287)

만약 이 법을 부촉할진대는 모름지기 상근기의 지혜라야 하며,

마음으로 불법을 믿어 큰 자비를 세우고 이 경을 지니고 읽어

의지를 삼아 이어받아서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다.

如付此(山)法 須得(德)上根(恨)智(知) 心身佛法

立大悲持此經以爲依(衣)承 於今不絶.

법해스님은 본래 소주 곡강현 사람이다.

여래께서 열반하시고 법의 가르침이 동쪽 땅으로 흘러서

머무름이 없음을 함께 전하니, 곧 나의 마음이 머무름이 없음이로다.


이 진정한 보살이 참된 종취를 설하고 진실한 비유를 행하여

오직 큰 지혜의 사람만을 가르치나니, 이것이 뜻의 의지하는 바이다.
무릇 제도하기를 서원하고, 수행하고 수행하되,

어려움을 만나서는 물러서지 않고,

괴로움을 만나서도 능히 참아 복과 덕이 깊고 두터워야만

바야흐로 이 법을 전할 것이다.

만약 근성이 감내하지 못하고 재량이 좋지 못하면

모름지기 이 법을 구하더라도 법을 어긴 덕 없는 이에게는 망령되이

<단경>을 부촉하지 말 것이니,

도를 같이하는 모든 이에게 알려 비밀한 뜻을 알게 하노라.

和尙 本是韶州曲江縣(懸)人也 如來入涅槃(盤) 法敎流東土 共傳無住

卽我心無住 此眞菩薩 說眞宗(示)(288)

行實喩 唯敎大智人 是旨依(衣) 凡度誓修修行行 遭難不退 遇苦能忍 福德深
厚 方授此法 如根性 不堪 材(林)量 不得 須求此法 違律(立)不德者

不得妄付壇經 告諸同道者 令知密(諸蜜)意(289)

*

도제(道 ), 오진(悟眞)...

도제는 법해(法海)의 동학(同學)이니 육조의 문인이요,

오진은 도제의 문인이니 육조의 손제자이다.

이는 단경 전수의 계맥(系脈)이니, 돈황원본은 오진 이전의

최고본(最古本)임이 분명하며, 일천여년간 돈황석굴(敦煌石窟)에

비장(秘藏)되어 유통본처럼 뒷 사람들의 첨삭(添削)이 없으므로

육조의 성의(聖意)를 전한 진본(眞本)으로 평가된다.


posted by 푸른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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